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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학

기능주의와 갈등주의 이론

교육의 이론에 대해서 논하기 전에 우선 이론에 접근 하는 방법을 논하고자 하며, 그 접근 방법은 사회학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사회학의 접근방법부터 알아보고자 한다. 사회학적 접근 방법은 크게 거시적 접근방법과 미시적 접근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거시적 접근 방법의 사회학적 근원을 제공한 학자로는 뒤르켐(Emile. Durkheim)을 들 수 있는데 그는 구성원이 개인들의 합을 초월한 하나의 실체(reality)라고 말하며 사회의 성격이 개인의 행동과 사고에 영향을 주므로 개인은 사회의 피동적인 존재라고 주장했다. 즉, 사회를 실체로 보는 견해를 ‘사회실체론(socialrealism)’이라고 하며, 이 견해를 가지고 사회를 사회 그 자체로 파악하는 접근법을 ‘거시적 접근법(macro approach)’이라고 하거나 ‘구조적 접근법’이라고 한다. 미시적 접근 방법의 사회학적 근원을 제공한 학자는 베버로 그는 개인들의 사회적 행동이 사회의 기초를 이룬다고 보고, 사회가 개인과 따로 구별된 것이 아니라 개인들의 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즉, 사회를 명목으로 보는 견해를 ‘사회명목론(social nominalism)’이라고 하며, 이 견해를 기초로 사회는 개인의 합에 불과한 것이므로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선 일단 개인부터 파악해야 된다는 접근법을 ‘미시적 접근법(micro approach)’이라고 부르거나 ‘심리학적 접근법’이라고 일컫는다.

 

다시 말해서 거시적 접근법은 사회 현상을 분석할 때 사회와 개인을 별개로 생각하고 사회를 하나의 실체로 보고 개인은 그것의 피동적인 존재이므로 사회를 먼저 분석하기 시작 한다. 미시적 접근법에서 사회 현상을 분석할 경우에는 사회를 개인의 합으로 보기 때문에 구성원 개인들을 분석하게 된다. 이런 사회학 접근 방법을 잘 정리한 학자로 콜린스(R. Collins)를 들 수 있는데 그는 분석수준을 대규모적이고 장기적인 사회적 과정에 대해 분석하는 것을 거시적 사회학이라고 하고, 분석 수준을 인간의 언행과 사고하는 것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으로 두는 것을 미시적 사회학이라고 규정했다.

 

교육사회학 연구 또한 사회학 연구의 영향을 받아 학교체제와 사회체제 관계에서 교육현상을 연구하는 것을 거시적 수준으로, 학교체제나 교실에 관한 것에 비중을 두는 것을 미시적 수준이라 두었다. 미시적 수준에는 해석적 접근, 신교육 사회학 등이 있으나 여기서 다루려는 것은 사회, 조직, 제도 등 대규모적인 것을 다루는 거시적 수준 즉, 거시적 접근 방법으로 성립된 이론인 기능이론과 갈등이론이므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열강들은 소련의 두드러진 물질적⋅기술적 진보에 대항하기 위해 과학 기술자들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그러기 위한 도구로 교육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인간자원’ 확보를 위해서 필요한 교육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는 1950년대 유행했던 교육연구 분야의 하나인 기능주의(機能主義 functionalism)와 맞물려 기능주의의 발달을 촉진시켰다. 구조기능이론(structural functional theory), 합의이론(consensus theory), 질서모형(order model), 평형모형(equilibrium model), 기능이론 등으로도 불리는 기능주의는 사회학의 아버지 콩트(A. Comte)와 사회 유기체설을 제시한 스펜서(H. Spencer)에 의해 기초가 형성 되었으며 뒤르켐, 인류학자 말리노우스키(Bronislaw Malinowski), 이탈리아의 사회학자 빠레또(Vilfredo Pareto), 래드크리프 브라운(A.R. Radcliffe Brown)등에 의해 다양하게 발전되었고 파슨스(Talcott Parsons)에 의해 매우 포괄적인 사회학 이론으로 정립되었다.

 

기능주의 이론은 사회를 유기체(有機體)에 비유한다. 사회는 유기체와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여러 부분으로 이루어져있으며, 각 부분은 전체의 생존을 위해서 제각기 자신의 임무를 수행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의 각 부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한 부분의 변화는 다른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회는 항상 안정을 유지하려는 속성을 띠며, 중요한 가치 등에 대해 이미 합의가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보고, 부분 간 우열은 존재하지 않고 기능상의 차이만 있는 것으로 본다. 결과적으로 사회계층은 기능의 차이에 따른 차등적 보상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기능주의는 교육과 사회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보고 교육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그 대표적인 기능으로 사회화와 선발의 기능을 들 수 있다. 사회화란 개인이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개인에게 습득시키는 것을 일컫는데, 그것을 교육이 해줌으로써 사회의 존속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은 학생들이 제각기 능력에 맞게 직업세계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로 분류해주는 기능인 선발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능력과 성취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소득을 배분함으로써 개인적으로는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며, 이를 통해 사회의 평등에 기여한다고 말한다.

 

기능주의에서 교육을 사회학적인 시작으로 처음 논한 학자는 뒤르켐이다. 그는 사회화를 ‘보편적 사회화’와 ‘특수사회화’라고 구분 지었는데 보편적 사회화란 한 사회의 공통적 감성과 신념, 즉 집합의식을 새로운 세대에게 내면화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사회는 그 특성을 유지하고 구성원들의 동질성을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분화되고 전문화될수록 구성원들의 동질성의 확보를 위해 보편적 사회화는 더욱 요구된다고 볼 수 있겠다. 특수사회화란 개인이 속하여 살아가게 될 직업집단의 규범과 전문지식을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각 사회집단은 나름대로 요구하는 신체적·지적·도덕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파슨스(T. Parsons)의 이론도 뒤르켐의 그것과 거의 비슷한데 그는 사회화를 사회적 가치와 규범이 개인의 인성구조 속에 내면화되는 과정으로 보고 아동들이 장차 성인이 되어 담당하게 될 역할 수행에 반드시 필요한 정신적 자세와 자질을 기르는 것을 의미한다.

 

드리븐(Dreeben)은 산업사회에서 중요시되는 규범인 독립의 규범, 성취의 규범, 보편주의의 규범, 예외의 규범을 가르치는 것을 사회화로 보았다. 독립의 규범은 아동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이 행위자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것을 인식할 때 나타나는 학습이다. 성취의 규범은 사람이란 자기의 노력이나 의향에 의해서보다는 성과에 따라 대우받는다는 것을 배우는 것 이다. 보편주의의 규범은 어떤 일에 대해 모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을 통해 배우게 되며, 예외의 규범은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예외적으로 대우받을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익히게 된다.

 

뒤르켐과 파슨스는 선발 기능에 대해서도 논하였는데 파슨스는 뒤르켐의 영향을 받아 교육의 사회적 선발 기능으로서의 인력배치 기능을 강조하고 학력은 성취수준을 나타내며 학력수준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달라지는 것은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기능주의의 하위 이론으로 기술기능주의와 인간자본론을 들 수 있다. 기술기능주의는 1950년대에 클라크(Burton Clark)와 커(C. Kerr)가 산업사회에 있어 교육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이론이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는 직업의 비율이 늘어나고, 동일 직업 내에서도 요구되는 기술 수준이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산업사회에서 요구되는 기술의 수준이 계속 상승하게 되고 그로 인해 취업을 위한 교육의 수준이 계속하여 높아지고, 학교는 이에 상응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전문기술과 인력을 훈련시킨다. 그러므로 주된 관점은 단순히 기능주의에 의한 학교교육의 연장이나 장기적 투자가 곧 교육효과, 즉 사회적 지위나 임금의 상승효과라는 낙관적 견해가 점차 약화되므로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인지적, 전문적 기술 연마가 사회적 상승이동의 통로가 된다는 것 이다.

 

인간자본론은 경제학자인 슐츠(Theodore Schultz)에 의해 정립된 것으로 교육을 인간자본에 투자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즉, 인간이 교육을 통해 지식과 기술을 갖추게 될 때 생산성이 증가하여 인간의 경제적 가치가 증가하게 되며, 이로 인해 사회가 발전한다고 본다. 완전경쟁노동시장을 가정해보면 노동시장은 완전 경쟁적이어서,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 노동시장의 상황에 대해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 노동자들은 각 직장의 근로조건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의 생산성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노동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임금이 결정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동질적인 시장에서 노동자 개인별로 임금차가 나는 것은 노동자의 성이나 출신지역 등의 인적 특성과는 무관하게 되며, 전적으로 생산성의 차이로 발생한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 사회발전에 긍정적인 기능주의적 관점이 점차 비판 받기 시작하면서 대두된 것이 갈등이론이다. 학교를 개인의 성공 발판으로 삼으려는 추세로 인해 교육이 지향하던 평등에의 지향과 인간성 개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갈등이론은 교육의 불평등과 불공정성을 비판하면서 교육은 불평등과 불공평성을 강화 유지하는 수단이고 평등사회 실현은 하나의 이상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갈등이론은 사회를 개인간 및 집단간의 끊임없는 경쟁과 갈등의 연속으로 보는 입장으로, 마르크스(K. Marx)와 베버(Max Weber) 등의 이론과 사상에 그 지적 뿌리를 두고 있다. 마르크스적 갈등이론에서는 계급간의 갈등을 모든 사회집단의 갈등의 원천으로 보는 반면, 베버적 갈등이론에서는 부와 권력 및 지위를 둘러싼 집단간의 갈등을 중시한다. 갈등이론의 기능이론에 대한 도전과 비판적 관점은 신마르크스주의자(Neo-Marxist)들에 의해 활발하게 전개되었는데, 그 이론적 발전은 다렌돌프(R. Darendorf), 밀즈(C. W. Mills), 코저(L. A. Coser) 등에 의해 이루어졌다.

 

갈등이론은 한정된 재화를 둘러싼 인간간의 경쟁과 갈등은 애초에 불가피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회에는 집단간의 갈등과 긴장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따라서 경제적 권력을 획득한 지배집단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피지배집단을 억압(강제) 한다. 즉, 사회의 가치가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지배집단의 억압과 강제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지배집단은 그들의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새로운 사회질서를 만들어내고 그로 인해 사회는 계속 변화한다.

 

마르크스는 교육을 인간의식과 인격을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파악하여, 교육과 학교를 동일시하는 일반적인 교육관을 잘못된 것이라 보고, 학습이 이루어지는 모든 상황을 교육으로 간주했다. 교육과 사회개혁이 불가분의 것으로 파악한 그의 교육관은 공산주의사회에서는 교육을 정치적 활동과 동일시하고, 교육의 목적을 사회주의적 인간 형성으로 명시하는 근거가 되었다. 그는 사회의식과 사회적 존재간의 변증법적 관계에 근거하여 교육과 생산노동을 연결시켰다. 그는 교과의 가치중립성에 대한 주장을 반대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교육이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그는 자본주의사회의 교육이 자본주의 생산양식과 소유관계의 산물이어서, 절대다수의 국민을 기계로 만든다고 비판하고 이를 소멸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갈등이론에서의 교육내용은 자본주의 생산양식과 소유관계의 산물이므로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가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학교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가 담겨있는 교육내용을 학생들에게 주입하고 그로써 기존질서를 정당화하게 된다. 선발에 있어 가장 결정적 기준이 되는 시험의 내용이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가 담긴 지배계급의 문화이므로 선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배경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능력주의에 의한 선발은 정당한 것이 아니라 기존질서를 정당화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에 불과하다고 본다. 이러한 점들에 근거해 볼 때 학교는 지배집단에 유리한 기존 질서, 즉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유지·심화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말한다.

 

보울스와 진티스(Bowles & Gintis)는, 공저인 「자본주의 미국의 학교교육」에서 경제적 재생산론을 제시하였다. 경제적 재생산론은 하부구조인 경제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막시즘의 경제적 결정론의 입장에 서 있다. 상부구조인 학교가 하부구조인 자본주의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이를 교육시킴으로써 기존의 불평등구조가 재생산된다는 것이다. 재생산의 근거로 상응이론(correspondence theory)드는데 내용은 이러하다. 생산현장에서의 사회관계와 학교교육에서의 사회관계가 구조적으로 상응한다. 학교는 생산현장의 위계구조를 그대로 반영하여 사회적 생산관계의 각 수준에서 필요한 태도와 행동양식을 주입시킴으로써 자본주의 질서에 순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공장의 생산라인에서 단순 노동자로 일하게 될 사람에게는 윗사람의 지시에 충실히 따르고, 시간을 잘 지키고, 기계적인 작업방식에 순응하도록 가르친다. 회사의 경영자로 일할 사람에게는 독립적인 사고력 및 작업능력, 외적 규율보다는 내면적 기준에 따라 행동하기를 중점적으로 가르친다. 학교는 자본주의 생산 구조에서 요구되는 행동양식과 태도를 미리 주입하여 기존의 질서를 정당화하고자 하므로, 태도와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잠재적 교육과정이 근본적으로 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본다.

 

부르디외(P. Bourdieu)와 번스타인(Bernstein)은 부르디외 「교육, 사회 및 문화적 재생산」(1977)과 번스타인의 「계급, 규칙 및 통제: 교육전달이론 서설」(1977)이란 책을 통해 문화적 재생산론을 주장하였다. 학교의 교육과정은 지배계급의 문화로 이루어져 있고 그로 인해 사회적 선발의 기준이 되는 시험은 지배계급의 아동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학교는 아동의 사회경제적 배경의 영향을 받는 시험이 개인의 능력에 근거한 것처럼 위장하여 지배계급의 권력과 특권이 무리 없이 다음 세대에 전수되도록 정당화한다.

 

애플(Apple)은 문화적 헤게모니론을 주장했다. 교육이 하부구조인 경제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경제적 결정론을 극복하고자 한 Apple은 상부구조인 지배집단의 자율성을 인정하고자 한다. 즉, 지배집단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기존의 불평등구조를 유지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Apple은 지식, 가치, 규범 등을 통해 사람들의 의식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사회통제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배집단은 일상생활과 사회의식 속에 지배집단의 의미체계와 가치체계인 헤게모니(hegemony)를 주입하여 기존 질서를 정당화하고 유지하고자 한다. 학교의 교육과정에는 헤게모니가 깊숙이 잠재해 있으므로 학교는 헤게모니의 매개자가 된다. 학교는 공식적인 교육과정의 사회제도, 규칙, 지식이 모두 합의에 의한 것이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중립적이고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규정하여 지배집단의 헤게모니를 정당화한다. 학교는 잠재적 교육과정을 통해 관료주의적인 위계관계, 상벌체계와 같은 통제, 권위주의적인 억압에 순종하도록 함으로써 지배집단의 이데올로기와 헤게모니를 재생산한다. 학교는 지배계급의 문화적 자본을 매개하여 학생들의 의식을 통제함으로써 기존질서의 유지에 기여하게 된다.

 

자본주의 국가론의 학자로는 뿔란차(N. Poulantzas), 알뛰세(L. Althusser), 밀리반드(Miliband)를 들 수 있다. 이 이론은 국가가 단순히 경제구조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자율성을 지니고 기존 질서의 유지에 앞장선다는 입장을 취한다. 국가는 모든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중립적인 기구가 아니라 지배계급의 이익을 옹호하고 대변한다. 자본주의국가는 이념적 기구를 통해 국가가 중립적이라고 믿게 만들어 피지배계급으로부터 능동적인 동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기존의 불평등관계를 정당화시킨다는 것이다. 알뛰세는 상대적인 자율성을 지니고 있는 국가가 통치기구로서 억압적 국가기구와 이데올로기 국가기구라는 두 가지 장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억압적 국가기구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일컫는 국가의 개념과 일치하는 것으로 경찰, 군대, 관공서 등으로 구성된다. 이데올로기는 국가기구 교육, 종교, 가족, 법, 정치, 조합, 언론 등으로 구성되는데 학교는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의 한 부분으로 국가가 중립적인 것으로 가장하여 지배계급의 헤게모니를 유지시켜준다는 것이다. 학교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여 피지배계급의 능동적인 동의를 이끌어 내는데 기여한다. 즉, 지배집단의 이해관계에 기초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를 학생들에게 주입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를 정당화하는 것이다.


카노이(Carnoy)는 「문화적 제국주의로서의 교육」에서 식민지의 교육이 식민지 국민의 의식을 어떻게 왜곡시켜 지배자들에게 복종하게 만들었는지를 서술하면서 문화적 제국주의론을 주장했다. Canoy는 제국주의 세력이 식민통치를 정당화하고 용이하게 하기 위해 식민지의 학교를 이용했다고 비판하고 식민통치자들은 학교교육을 통해 지배의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을 통해 식민지 국민의 의식을 왜곡시켰다고 서술한다. 많은 나라들이 식민지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식민지시대의 교육제도와 사람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 교육으로 인한 문화적 종속과 국민의식의 왜곡이 유지·심화되고 있다고 본다.

 

저항이론은 재생산이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으로, 영국의 윌리스(Willis)가 한 문화기술연구에서 처음 제시되었으며, 이는 지루(Giroux), 아론위츠(Aronwitz), 애플(Apple) 등에 의해 이론적으로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영국의 윌리스(Willis)는 한 종합고등학교에 다니는 12명의 노동계급 남학생들이 어떻게 해서 아버지와 같은 노동계급의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가를, 문화기술적 연구를 통해 밝히고자 했다. 노동계급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제시된 문화를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성장하면서 체득하게 된 세계관에 의해 아버지들의 직업인 노동계급을 선택하게 된다. 아버지들의 노동현장 문화에서 비롯된 남성우월주의에 근거하여 반학교 문화를 형성한 그들은 학교생활에서의 반항이 ‘실패’의 길이며, 사무직과 노동직 중 노동직으로 가게 되는 것임을 앎에도 불구하고 ‘사나이의 길’을 버리지 않는다. 이들은 거친 육체노동의 작업장이야말로 진정한 생산이 이루어지는 곳. 즉, 남성들의 터전이라고 생각해서 노동계급을 선택하게 된다. 결국 노동계급의 선택이 결코 실패의 길이 아니라 진정한 ‘사나이의 길’이어서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